인간과 악기 - 악기 인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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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모노폴리 작성일16-12-10 11:54 조회25,135회 댓글0건본문
제 목 | 인간과 악기 - 악기 인류학 |
정 가 | 28,000원 |
출판사 | 모노폴리 |
지은이 | 세계민속악기박물관 |
페이지 | 320쪽 |
발행일 | 2016년 11월 28일 |
ISBN | 9788991952287(03670) |
한국에서는 현재 유일하게 세계의 희귀한 민속악기들을 보유, 전시하고 있고, 학구적인 연구와 그 성과들을 꾸준하게 세상에 내놓고 있는 세계민속악기박물관에서 이번에 오랜 세월에 걸쳐 연구하고 수집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인간과 악기-악기 인류학>을 출간했다. 이 책은 이영진 관장이 세계를 돌아다니며 직접 수집한 600여 점의 사진들과 방대한 연구 논문과 도서를 참고하여 각고의 노력 끝에 집필한 도서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본격적으로 연구되거나 출간된 적이 없는 분야의 도서이기 때문에 이 분야의 국내 연구자들과 학생들에게는 필수적인 콘텐츠로 자리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악기들에 대한 다층적 접근과 해석
다른 나라들에 비해 우리나라가 이 분야에서 현재까지 이렇다 할 전문적인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저자가 지적하고 있듯이 ’21세기에 이르러 동서양의 문화적 지평선도 상당 부분 통합되고 세계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서구 중심적인 사고와 지식 생산의 변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수용하기에 급급한 것‘이 한국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은 새로운 국가 교육 비전과 인재양성,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와 세계를 지향하면서 창의융합적인 교육이라는 지침을 바탕으로 교과서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면 과연 정부가 주도하는 개정 교과서가 기대한 만큼의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학습 효과를 보일지는 의문이다. 음악 교과서만 국한시켜 보더라도 포장의 무늬나 질감만 달라졌지 뚜껑을 열어 보면 기존의 교과 내용의 변주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큰 틀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크게 서양음악과 국악 두 가지로 분류되어 있는데, 여기에 매우 적은 비중으로 세계 민속음악과 악기에 대한 내용이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을 뿐이다.
현재 한국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로 인해 큰 위기에 처해 있다. 국내 사회학자나 경제학자들이 전망하고 있는 것보다 실제 속도가 훨씬 빠르다. 한국인이 체감적으로 느끼는 사회, 문화, 경제적 변화가 급속하게 이루어지면서 그로 인한 불가피한 변화의 물결에 속수무책으로 휩쓸려 가고 있는 것이다.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 노동자들이 늘어나면서 인종과 문화적 다원성에 대한 학습과 이해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현실이지만, 위에서 언급한 음악 교과서 개정 내용에서 알 수 있다시피 이에 따른 대응이나 대안에 대해서는 매우 미약한 상태이다.
<인간과 악기-악기 인류학>은 지금까지 한국에서는 학문적 관심과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접근적 이해라는 측면에서도 모두 외면 받고 있었던 세계문화와 한국 문화의 조우, 접점, 이해, 화합이라는 키워드를 ‘세계악기와 인류’라는 테마를 통해 정밀하게 진단하고 있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으로, 악기라는 단순한 물건 하나에는 종족, 신화, 종교, 지역, 문화, 예술, 국가적 이념, 경제적 특성, 언어 등이 복잡하게 맞물리면서 구체적인 총합의 형태로 등장한 것임을 실제의 예와 연구 결과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우리가 음악이라는 분야를 얼마나 제한적으로 생각해오고 있는지 되돌아보게끔 만들어준다. 음악 하면 보통 서양음악과 국악으로 나누어서 받아들이는데, 이는 ‘선진 서구문물에 대한 추종과 그에 대한 반응인 민족주의 고양으로 얽힌 후기 피식민지인의 상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진단한다.
우리의 전통음악인 국악조차 초·중·고등학교에서 제대로 공부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세계악기문화에 대해 연구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의문이 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구석기시대부터 인류의 진화에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 악기와 음악이 이후 인류문명의 역사와 함께 유기적으로 발전을 거듭하면서 인종과 민족, 국가, 국민의 문화에 구체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 흐름을 살피면서 우리의 국악 역시 인류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주변 국가와 세계 인류문명의 역사와 그 궤를 함께 함으로써 발전해 왔다는 것을 적시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좁고 제한된 시각으로 들여다보는 국악과 거시적, 통합적 관점으로 국악을 바라볼 때 한국의 국악이 갖는 위상과 악기 발전의 의의는 매우 달라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 나팔이라고 부르는 악기 이름에 대한 설명을 보자.
한국의 절에서 사용되는 자바라는 투르크어 찰파라(çlpara)18에서 유래한 것이며, 중세의 중부 유럽으로 심벌즈가 전해진 것은 투르크계 훈족이 침공하면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또한 투르크계 북방 민족은 중국에 7세기경 금속으로 만든 팡시앙(方响, fang xiang)이라는 편종을 전해주었다. 공 차임(gong chime)인 운라는 가운데가 볼록하지 않고 편편한 중국의 로(lo)와 같은 것으로 6세기경 티벳, 버마로부터 전해졌다고 작스는 주장한다. 중국의 죠하프인 구금(口琴: kuchin)은 12세기 문헌에 나타나고, 쉘 트럼펫은 중국에서 하이루오(海螺, hailuo), 일본에서는 호라(hora), 한국에서는 나각이라고 한다. 일본과 중국에서는 선원이나 불교 승려들이 사용했다고 한다. 트럼펫으로는 황동으로 만든 나팔(중국은 lapa, 일본은 rapa, 아랍에서는 nafar, 몽골은 rapal)은 직선형으로 앞 주둥이가 큰 깔때기 모양으로 크고 몸체는 긴 직선형으로 안으로 접어서 길이를 줄일 수 있게 제작되었다. 나팔의 이름은 몽골이나 티벳에서 유래했다고 작스는 말하고 있으나, 아랍의 영향을 받은 모로코에서도 현재 ‘나파르’라고 칭하는 것으로 보아 중앙아시아의 투르크계 이름에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 본문 중에서
이 책의 구성
<인간과 악기-악기 인류학>은 크게 5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악기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는 음악과 인류의 보편적인 특성인 종교, 언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2부에서는 악기의 개념과 역사, 사회구조적 기능, 제3부에서는 악기 분류의 지역적 다양성과 시대적 변화, 음의 발생으로 본 체명, 기명, 현명, 막명 악기의 주요 형태들을 사진과 함께 설명했다. 제3부에서는 특이한 형태의 악기군에 대해 따로 설명을 부가했다.
제4부에서는 악기와 인간생활의 문화에 대한 내용을 망라하면서 신화, 전쟁, 일상, 악기의 장식, 성(性), 화폐, 악기의 재료에 대한 문화적 배경을 설명했다.
마지막 제5부에서는 지구촌의 많은 악기들이 언급되지 않은 것을 보완하고 지역별로 알아야 될 민속악기들을 추가로 소개하기 위해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
세계민속악기박물관 이영진 관장
한국외국어대 노어과와 중앙대 대학원 박물관미술관학과를 졸업하였다. 영국, 러 시아, 독일에서 근무하였고, 현재 세계민속악기박물관 영월관과 파주 헤이리관의 관장으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악기박물관으로의 여행>, <세계민속악기 탄생설화>, <인류의 문화유 산-악기로의 여행>이 있다. 논문으로, ‘문화다양성교육을 위한 악기박물관의 활 용에 관한 연구’, ‘문화다양성과 박물관교육’, ‘악기박물관의 악기분류 및 유물관 리시스템 연구’ 등이 있다.
차례
제1부 — 음악의 탄생
1. 신화와 종교, 민속에서의 음악의 기능
2. 왜 종교에는 음악이 사용될까?
3. 언어와 음악
4. 음악가
5. 음계
제2부 — 악기학
1. 악기의 개념
2. 신체의 확장인 악기
3. 악기의 용도와 기능
4. 악기의 역사
5. 음향학
6. 국내외 악기 연구 현황
제3부 — 악기의 분류
1. 분류의 정의와 분류의 지역별 다양성
2. 음의 발생과 분류
1) 체명악기(실로폰, 래틀, 벨, 마라카스, 슬리트 드럼)
2) 막명악기(북의 제작, 북의 형태)
3) 기명악기(혼과 소라, 휘슬과 플루트, 횡적, 팬파이프, 백파이프)
4) 현명악기(지터, 하프와 리라)
3. 재미있는 악기群(Group)
1) 마찰북
2) 슬리트 드럼
3) 청동북
4) 불로러
5) 모르타르
6) 죠하프와 음비라
7) 오카리나
8) 코피리
9) 악궁
10) 오르간과 아코디언
제4부 — 악기와 문화
1. 신화와 악기 이야기
2. 전쟁과 악기
3. 일상에서의 악기
4. 악기의 장식/상징과 의인화(Anthropomorphism)
5. 성과 악기
6. 화폐와 악기
7. 특이한 악기 재료
제5부 — 지역별 주요 악기
1. 동아시아의 악기
2. 동남아시아의 악기
3. 인도의 악기
4. 아프리카의 악기
5. 중동·중앙아시아악기
6. 오세아니아의 악기
7. 아메리카의 악기
8. 유럽의 악기
참고문헌
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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