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는 바흐다 - 시공을 넘은 바흐 수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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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모노폴리 작성일22-04-10 20:52 조회1,270회 댓글0건본문
바흐는 바흐다
부제: 시공을 넘은 바흐 수용사
나주리 지음 / 264쪽 / 18,000원 / 책크기 143*214(mm) /
초판발행일 / 2022년 4월 18일 / ISBN 978-89-91952-67-6 (94670)
책소개
베토벤은 바흐를 ‘바다’라 칭했다. 무한한 음의 조합, 무한한 화음을 이루어낸 바흐를 가리키는 말이었지만, 우리에게 이 ‘바다’는 음악예술의 근원이며 무한한 원천이라는 뜻으로 더 가까이 다가온다. 1750년 바흐가 세상을 떠난 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바흐는 늘 ‘바다’였다. 이 책, <바흐는 바흐다>는 흔히 바흐가 잊혔던 시기라고 알려져 있는 18세기 후반기부터 21세기까지 부단히도 ‘바다’였던 바흐의 면면들을 쫓는다. 그 면면들은 때때로 은근하며 때때로 노골적이고, 때때로 전통적이며 때때로 놀랍도록 혁신적이다. 그렇게 지난 300여 년 동안 바흐는 음악의 창작과 연주, 음악의 비평과 연구에 늘 존재하며 그것들을 참으로 풍성히 했다. 또 그것들을 끊임없이 새롭게 했다. 그것들의 역사적 흐름을 타며 참으로 다채롭게 이해되고 수용되었다. 예컨대 바흐는 고전주의자였고 천재였으며, 교회음악가였고 계몽주의자였으며, 세속음악가였고 대중음악가였다. 바흐와 바흐의 음악은 미술의 영역으로도 흔쾌히 맞아졌다. 그리고 그곳에서 추상미술의 탄생을 도왔다. 팝음악으로까지 파고들어 창작의 기틀이 되어준 바흐의 음악은 그 수용 가능성의 끝을 알 수 없게 한다. <바흐는 바흐다>는 아직 끝에 도달하지 않은, 아니 어쩌면 한계를 알지 못하는 300년의 바흐 수용사를 섬세하고 진지하게 서술한다.
차례
1. 바흐 사후 반세기, 18세기 후반기의 바흐
2. 포르켈의 바흐, ‘시대와 역사를 초월하는 최고의 고전주의자’
3. 멘델스존의 <마태수난곡> 바흐 사후 초연의 배경, 실제, 그리고 결과
4. 베토벤 후기 현악4중주의 대위법적 언어, 그리고 바흐
5. 로베르트 슈만의 ‘바흐에 대한 경의’: <BACH에 의한 6개의 푸가> op. 60
6.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의 전수와 수용
7. 힌데미트의 <음의 유희>와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8. 20세기의 바흐 수용과 바흐상
9. 20세기 회화의 ‘바흐 르네상스’
10. 20세기 음악과 회화의 푸가
11. 21세기 대중음악가의 바흐 수용: 스팅의 경우
책속으로
바흐의 교회칸타타들은 그의 사후에 라이프치히에서조차 쉽게 들을 수 없었다. 바흐의 성악 작품 대부분이 그렇게 세인들의 귀에서 멀어졌다. 기악 작품들 역시 새로운 기운을 띠며 곳곳으로부터 밀려든 음악 양식들의 희생물이 되었다. _120p.
슈피타는 바흐를 위대한 교회음악 작곡가로 정의하고 서술함으로써 새로운 바흐상을 제시했다. 즉 그는 바흐의 교회음악 작품들에 특별한 가치를 부여했고, 그렇게 세속칸타타를 바흐 음악의 진정한 본질을 천명하는 교회칸타타의 습작으로 간주했다. 사실 슈피타의 이 바흐상은 당시 독일인들의 둔세적이고 신비주의적인, 혹은 종교적인 세계관에 기인한다. _171p.
낭만주의 시대 초기부터 미술가들은 바흐를 뒤러와 비견하면서 독일 음악의 거장, 견고한 형식을 갖춘 예술의 ‘아버지’로 여기며 경탄했다. 20세기에 들어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라는 ‘개념’은 새 시대의 예술가들에게 ‘살아있는 거상’의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그들은 격변의 시대를 살며 바흐의 음악에서 완벽한 구조성, 절대성, 규칙성, 견고함, 순수성을 보았다. _208-209p.
바흐 수용사의 흐름을 획기적으로 바꾸어놓은 포르켈의 업적은 ‘고전주의자’, ‘독창적 천재’로서의 바흐상을 창출한 것이다. 그는 바흐의 양식과 감정양식의 비교를 통해 바흐 음악의 우월성을 입증했다. 나아가 역사의 굴레에서 벗어나 영원히 생명력을 유지할 절대적 예술 가치를 지니는 작품, 인문주의적 이상에 부합하는 작품을 생산해낸 ‘고전주의자’ 바흐를 역사에 자리매김케 했다. _45p.
블루메는 “최고의 칸토르 바흐, 독창적인 성직자, 신실한 루터교도 바흐는 전설에 불과하다”라고 주장하면서 신앙심 깊은 교회음악가로서의 바흐를 부정했다. 그리고 생애 마지막 20년 동안의 바흐를 순수한 음악가 겸 선생으로 규정했다. 그에게 바흐는 인간적이고 시대의 조류에 순응한, 자신의 직책에 충실한 음악가였다. _189p.
바흐의 음악은 당대 화가들이 지향한 추상적 회화, 엄격하게 조직된 새로운 회화, 자연에서 벗어나 절대적, 독자적으로 펼쳐지는 예술 형식의 실현을 보장해주는 근간이 되었다. _209p.
스팅은 오랜 ‘클래식 공백기’ 동안 바흐의 음악 및 작법에 심취했다. “신과도 같은 존재”인 바흐와 “대화를 나누고” 그의 작법에 “감응하면서” 음악의 구성과 논리를 새로이 학습했다. 그 결실은 ‘Whenever I Say Your Name’이었다. 바흐의 음악은 6년 후 겨울에 관한 단상을 녹여낸 앨범 <If on a Winter’s Night>에도 여전히 강한 영향을 미쳐 이 앨범의 15번째 곡 ‘You Only Cross My Mind in Winter’로 파고들었다. _241p.
저자 소개
나주리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피아노과를 졸업하고, 독일 마부르크 대학교에서 음악학(Musicology) 석사학위를,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음악학 박사학위(Ph. D.)를 취득했다. 현재 동덕여자대학교 예술대학 관현악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논문으로 “바흐의 ‘바이올린 솔로를 위한 소나타’의 푸가들. 그 작법과 의미의 특이성에 대하여”,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의 종교적 성악작품에 나타나는 악기의 상징성 - 칸타타와 수난곡의 레치타티보와 아리아를 중심으로”, “하이든의 대위법: 후기 교향곡의 경우”, “음악의 ‘메신저’로서의 여성: 근대 초기 합스부르크 가문 여성의 음악후원과 음악문화 전파” 등이 있고, 저서로는 『메세나와 상상력. 근대 유럽의 문학과 예술 후원』(공저), 『뮤직 테오리아』(공저), 역서로는 『베토벤』(공저), 『바흐의 아들들』(공저) 등이 있다. 바흐의 교회 칸타타 전곡 최초 한글 번역본인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교회 칸타타』의 해제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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